1년만에 나의 '사랑'이 다시 찾아왔습니다.
무슨 이야기나고요? '뭐야, 연애이야기야?' 하며, 괜히 클릭했네 싶겠죠?
MBC가 자랑하는 휴먼 다큐 '사랑'의 그 '사랑'을 말한 겁니다.
다큐는 카메라에 익숙하지 않은, 특별할 것 없는 평평한 일반인을 주인공으로 하기 때문에
시사다큐보다 찍기가 더 어렵다고 하죠. 또 시청자들의 눈은 어떤 가시보다도
날카롭기 때문에 TV에 나오는 사람의 행동이 거짓인지, 진짜인지 바로 알아냅니다.
그래서 '사랑'은 길게는 1년, 짧게는 6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촬영기간으로 삼습니다.
거의 영화 찍는 수준이죠. 그렇기 때문에 1년에 딱 한 번, 가족의 달 5월에 4~5편 정도만 방영합니다.
6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, 촬영 스탭들은 주인공과 가족이 되고 그들의 아픔과 기쁨을 함께 나눕니다.
그 자연스러운 동화가 카메라에 녹아 시청자들에게 그대로 전달됩니다.
한 해에 그칠뻔 했던 이 다큐가 4년 채 계속되고 있고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과 상을 받는 이유죠.
올해는 5편이 시청자들을 만나기 위해 대기하고 있습니다.
그 첫번째가 5월 1일에 방영되었는데요. '네번째 엄마'입니다.
베토벤 바이러스에서 똥덩어리 첼리스트를 분했던 송옥숙(50세). 그녀는 2년 전, 10살 난 필리핀 혼열아
지원을 입양합니다. 이번 편은 사춘기에 접어든 상처투성이의 지원과 송옥숙과 남편,
그리고 둘 사이에 태어난 딸 창선이(9살) 의 갈등과 이해, 사랑을 그렸습니다.
간난쟁이를 입양하지 않고, 어느 정도 머리가 큰 여자아이를 입양하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였을 겁니다.
그리고 그 용기에 박수 쳐 드리고 싶습니다. 기획자는 조금 다른 컬러의 사랑,
본능적인 사랑이 아닌 조금은 다른 사랑을 담아보고 싶었다고 했습니다.
내 배 아파서 난 딸이 아니기에 더 조심스럽고, 섭섭해 하지 않을까 하는 엄마의 생각,
아직은 내 배 아파 난 딸이 더 예쁘다는 아빠의 생각, 언제 또 쫓겨날지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하고
조심스러운 지원이의 모습에서 입양가족의 현실적인 문제들을 잘 집어냈다고 생각했습니다.
사실 보면서 내내 불안했습니다. 입양가족의 이야기이고, 지원이가 전 가족에게서 상처를 많이 받아
소심하고 위축되어 있는 아이이긴 하지만, 가족들이 좀 더 세심해야 하지 않았나 아이를 따로 불러
혼내야 했는가? 원래 딸에게도 저런 똑같은 행동을 했을까?
이 부분에선 왜 아이를 감싸주지 않았을까?
아직은 가족들이 지원이에게 사랑을 덜 표현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겠죠.
'사랑' 게시판에도 이러한 의견들이 많았습니다.
'사랑'은 논란의 여지가 없이 행복하고 때론 슬픈 영상을 잘 잡아내 혹평을 받았습니다.
하지만 이번엔 최류성 이야기가 아닌, 논란의 여지가 생길 수 있는 입양가족의 이야기를 선택하여
부모의 어쩔 수 없는 본능과 갈등을 잘 잡아냈습니다.
어떻게 보면 평범한 가족에게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을 너무 과민하게 반응하는 건지도 모릅니다.
그들의 '사랑'이 완성될 수 있게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요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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